서기 180년전, 복사꽃 만발한 탁현의 과수원에서, 유비, 관우, 장비 세 사람은 자못 비장한 목소리로 천지신명 앞에 맹세문을 읽어 내려간다. 복사꽃 날리는 복숭아 나무 아래, 검은황소와 백마가 차려진 제사상 앞에서 이뤄진 비장한 결의문이었다. "하늘이시여, 우리는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하려 의형제를 맺나이다. 태어나기는 각기 다른 날이었으나 한날, 한시에 죽기 원합니다. 우리 중 누구든 의리를 저버리는 자가 있다면 천벌을 내려주소서." 머리 속으로 상상하기만 해도 아름답고 준엄하다. 이후 세 청년은 장년, 노년이 되도록 40년간 난세 평정을 위해 그림자처럼 붙어다니며 도원결의를 실천한다. 그 당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복숭아 나무 아래에서의 이 맹세가 그토록 멋진 이유는, 그 맹세를 세 사람이 평생..